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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 에너지/철강] 유진투자 ESG는 공짜가 아니다

lannstark 2021. 3. 26. 11:56

20210322_철강에너지_유진투자_ESG는 공짜가 아니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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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슈퍼 사이클?

국제유가나 구리를 보면 가파른 가격 상승에 원자재 슈퍼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은 글로벌 경기가 지난해 팬데믹 타격으로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

 

가장 최근 원자재 슈퍼 사이클로 일컬어지는 구간은 2000년대 중반 가격 랠리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슈퍼사이클의 일부분일 것이다. 슈퍼사이클은 수십년에 걸쳐 장기 추세선을 상회하는 가격 움직임을 의미하며 이는 주로 구조적 수요 변화로부터 온다. 따라서 원자재 슈퍼 사이클의 논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수급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 90년대 후반에서 시작된 슈퍼사이클의 일부분일 '것'이다? 라는 포인트는 좀 의아.. 확실히 동의하기 어려움

중국발 수요 모멘텀

2000년대 초 시작된 원자재 가격 랠리는 중국을 중심으로한 이머징 국가들의 도시화 및 산업화에 따른 원자재 수요급증이 주된 배경이다. 중국은 95년 29%에 불과하던 도시화율이 10년 50%까지 확대되었고, 01년 WTO 가입 이후 세계의 제조업 기지 역할을 하며 전세계 원자재 수요의 절반 가량을 기여하게 되었다.

반면, 원자재 공급은 상당 기간의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요와 가격에 그다지 탄력적이지 못했다. 10년 이후 중국은 기존 수출과 고정자산 투자 중심의 성장에서 탈피하여 내수 소비 진작을 통한 성장 전략으로 전환했다. 또한 도시화율은 60%를 돌파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발 수요가 구조적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물론 20년 팬데믹 타격으로부터의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당분간 원자재 수요를 지지할 것이나 이 효과가 소진되면 시장은 재차 중국의 경제 체질 변화 속도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타이트한 공급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의 가파른 기울기에도 슈퍼 사이클을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다만, 최근 가격이 강세인 원유, 구리, 철광석 등은 재고가 낮은 상황이거나 공급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마이너스 유가 기록 이후 미국 셰일업체들의 재무 건전성 악화, 투자감소, 금융기관의 ESG 투자 확대로 관련업체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OPEC은 4월까지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을 유지하며 공급 타이트를 유발하고 있다.

공급은 회복될 것인가

광산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통상 7 ~ 10년이 소요된다. 구리 가격 반등에도 17~19년 신규 광산 유입이 거의 없었던 이유이다. 올해 하반기 오랜만에 신규 광산(Kamoa-Kakula)이 생산을 시작하면 구리는 공급에 숨통이 트일 예정이다.

 

현재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원유, 철강 등 화석연료와 이에 기반한 원자재가 ESG로 요약되는 사회적 변화에 의한 공급 축소 또는 생산비용 급증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오일 메이저의 전통자산에 대한 투자금액 감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유 역시 탐사에서 생산까지 통상적으로 10여년이 소요되며 개발단계에서 투자비가 많이 집행되는 특성이 있다.

이와 같은 공급 사이드 충격이 구조적이라면, 수요 못지 않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견인하게 될 수 있다.

ESG란?

공급 사이드 충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ESG 투자 확대가 있다. ESG란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이미 ESG에 주목하고 있다. 20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ETF 가운데 ESG 관련 상품 비중은 약 20%를 차지한다. 유럽의 국부펀드와 연기금은 투자대상기업에서 ESG 등급이 낮은 기업을 제외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ESG는 이미 대세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이미 ESG에 주목하고 있다. 20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ETF 가운데 ESG 관련 상품 비중은 약 20%를 차지한다.

유럽의 국부펀드와 연기금은 투자대상에서 ESG 등급이 낮은 기업을 제외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 필수 요소로 포함시킬 날도 머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의 ESG 정보 공시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은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ESG 평과기관이다. MSCI는 매년 전세계 8,500여개 상장기업들을 업종별로 분류해 E, S, G와 관련된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해 AAA 부터 CCC 등급까지 부여한다. 평가하기 힘든 비재무적 요소에 대해 기업별로 체계적으로 ESG 평가 항목을 갖춰 등급을 제공해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지수를 참고하고 있다.

특히 'E'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는 중

특징적인 점은 탄소 직접배출(scope 1),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탄소 간접배출(scope 2) 뿐만 아니라 고객사의 배출과 원재료, 운송, 제품으로 부터 발생하는 Scope3 까지 포함해 배출량 절감 계획을 공식 요구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는데 우호적인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는 않았지만 이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요구강도도 강화되고 있다.

투자성과도 친환경이 압도적

바이든 행정부가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전망이 우세해 ESG 관련 펀드 자금 유입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ESG에 유입되는 자금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 사업영역 전환,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된다.

외부비용과 리스크

  • Carbon Intensity 1, 2, 3(tonnes CO2eq/USD mm) : Scope 1, 2, 3의 배출량을 매출액 대비 계량화
  • 외부비용 : 미래에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비용으로 계량화한 것
  • Impact ratios (%) : 매출액 대비 총 외부비용의 비율

전세계의 그린뉴딜 확산, 중장기 온실가스 배출, 환경규제를 충족하지 못할 시 발생할 잠재위험을 측정하기 위해서 우리가 현재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외부비용이라는 개념을 활용하게 된다.

각종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기오염(황,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수질 오염이 전체 환경비용의 45% 이상을 차지해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파악된다. 환경 규제 리스크를 책정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로 Carbon Intensity, Impact ratio가 주로 활용된다.

각국의 탄소 중립 선언

한국도 21년 말까지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최종 확정하고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운영중인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와 연계하여 종합적인 탄소가격체계구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도 3차 배출권거래제 시작

올해부터 시작된 3기(2021 ~ 2025) 에서는 유상할당비중이 10%로 상향되며 유상할당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비용증가로 불가피할 전망이다.

온실가스 주요 배출업종인 석유/에너지/화학, 시멘트, 폐기물 등은 무역집약도와 비용발생도 기준 완화로 현재 무상할당 업종으로 분류되어 당장의 비용 부담은 제한적이다.

다만 정부가 탄소가격체계를 구축하고 탄소세를 부과할 경우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현 제도상 배출권 가격 4만원/톤, 유상할당 비중 10%를 적용할 경우 탄소 비용은 POSCO 3,224억원 현대제철 1,206억원 S-Oil 384억원, SK에너지 290억원 등으로 예상된다.

다가오는 탄소 궁격세

23년부터 유럽의 탄소국경세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규모와 방법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7월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에 탄소세 10달러/톤이 부과될 경우, 철강 영업이익률 -1.7%p, 석유/화학 -0.7%p, 자동차 -0.02%p, 전지 -0.1%p 영업이익률 하락이 예상된다.

전통자산 = 좌초자산?

탄소에너지에 대한 투자규모는 20년 기준, 2천억 달러를 하회했으며 이는 05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절대적 규모로만 비교했을 때 투자규모가 최대였던 14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다.

탐사에서 개발, 생산까지 10년이 소요되는 탄소에너지의 특성상 최근 투자규모 감소는 30년 이후 원유, 가스, 석탄의 공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중장기적으로 탄소자원의 수요도 감소하겠지만 투자 축소의 속도가 수요 감소 속도보다 빠른 것은 원자재 공급 측면에서 리스크로 부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유사의 신사업

국내 정유사(SK 이노베이션, GS 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는 기존에 추진하던 기술혁신 외에도 추가적인 감축수단이 필요함을 인정했다.

기존에는 고탄소 연료(B-C유) 에서 저탄소 연료(LNG)로의 전환과 제조공정상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포집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블루수소 생산, CCS 기술개발 및 적용,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친환경 사업으로 다각화하는 노력이 병행될 전망이다.

정유업은 철강, 화학, 시멘트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연 3,200만톤의 CO2를 배출하고 있으며 전체 산업배출의 6%를 차지하고 있다.

 

SK 이노베이션, GS 칼텍스, 현대오일뱅크는 모두 기존의 주유소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S-Oil은 연료전지 기업에 투자를 단행해 수소사업 진출을 모색중이다. 27년까지 100MW의 연료전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화학은 Bio 기반으로

유럽의회는 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25년까지 PET는 90% 재활용하고 담배필터는 50% 사용을 감축하기로 했다. 또한 플라스틱 포장 1kg당 80센트의 플라스틱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매우 낮다.

장기적으로 기존 플라스틱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화학기업들도 폐플라스틱을 원료화해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하는 켐사이클링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플라스틱인 PLA, PHA를 개발/생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PP 1kg을 생산할 때 총 2.4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PLA 1kg 를 생산할 때는 1.2kg의 이산화탄소만 발생하게 된다.

 

탄소세가 도입되면 경제적인 문제로 발전된다. 때문에 바이오 플라스틱의 시장경재력은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LG 화학은 22년부터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시제품을 생산, 25년부터 본격 양산화할 예정이다. CJ 제일제당은 100% 생분해 플라스틱인 PHA를 생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미국 메타볼릭스로부터 인수해 21년부터 생산한다.

해외 사례로 독일의 BASF는 열화학 공정을 통해 폐플라스틱에서 합성가스, 탄소를 추출하고 원료로 대체하는 ChemCycling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NCC 업체들도 기존 나프타를 대체한 바이오원료 활용 방안, ChemCycling 추진, 장기적으로 추출 수소와 CCS에서 포집한 탄소를 바탕으로 탄화수소 재생산을 통해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력은 신재생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 전력/가스 유틸리티 업종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력은 재생에너지 확대, 가스는 수소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으로 정리 가능하다.

태양광, 풍력 모두 발전단가 하락을 위해서는 입지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나 대규모 단지를 건설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기업 주도의 재생에너지 확대가 예상된다.

 

한전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를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전망이며, 이를 통해 한전은 탄소에너지에서 탈피해 재생에너지 사업자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원은 대규모 태양광과 해상풍력 중심의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GW의 해상풍력 투자 중 신안 해상풍력 8.2GW(42조원) 울산 해상풍력 1.0GW(6조원), 새만금해상풍력 2.6GW(13조원)이 주요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가스는 수소로

정부는 수소경제로드맵 1.0을 통해 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발전용 연료전지 15GW를 확보할 계획이다. 수소는 자동차용 101만톤, 발전용 424만톤, 산업용 355만톤이 필요하게 된다.

 

한국 가스공사는 40년까지 수소 확보를 위해 총 4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30년까지 500MW의 연료전지 설비를 확보하고 지분투자를 통한 연료전지 발전사업에도 진출해 22년부터 시행되는 천연가스개별요금제를 활용한 수익성 확보가 예상되어,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수소의 종류에는

  • 그레이 수소 : 천연가스를 개질해서 얻는 수소
  • 블루 수소 : 그레이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포집해 배출량을 줄인 수소
  • 부생 수소 :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수소
  • 그린 수소 :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수전해 방식을 적용하는 수소

그린 수소를 생산하려면 전기를 생산하고, 생산된 전기를 수전해를 통해 수소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는 에너지 효율이 55%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향후 70% 이상으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종 수요처에서 연료전지를 통해 수소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때 전기 40%, 열 40%로 전환되어 총 60% 이상의 에너지 손실이 예상된다.

 

한국 가스공사의 해외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 37조원 기준 태양광 설비 20GW 확보가 예상된다. 40년 예상 수소 수요 880만톤의 40%를 해외 그린수소로 도입이 가능할 전망이며 나머지 500만톤의 블루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천연가스는 1,300만톤으로 국내 가스 수요의 32%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높은 상황으로 수소 경제성 확보가 어려우므로 해외 태양광 발전단가가 낮은 중동, 미국, 호주를 거점으로 생산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 수소가 왜 필요하지???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

현재 원유 시장은 여전히 총 220만b/d 의 초과 수요가 형성되고 있으며 현 추세 지속 시 4월까지 1억 배럴 이상의 원유 재고 감소가 예상된다.

유가는 OPEC의 수급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70$/b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3개월은 swing producer 였던 OPEC의 의지에 따라 국제유가는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셰일오일은 ESG 투자 강화와 재무 악화로 투자비를 확대하지 못해 21년까지 낮은 생산량을 유지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BP의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반영하면 30년까지 원유수요는 20%, 50년까지 7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스트림의 투자는 30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ㅜ급상 국제유가가 수요 감소에도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철강과 탄소 배출

철강산업은 연간 26억톤의 탄소를 배출하여 전세계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와 일본 등 주요 철강 생산 국가에서는 철강산업의 탄소배출 기여도가 15%에 달한다.

고로에서 조강(Crude Steel) 1톤을 생산할 때 CO2 2.18톤을 발생시키며 이 가운데 83%가 제선 공장에서 발생한다.

피할 수 없는 숙제

한국은 EU에만 연간 3.3백만톤 가량의 철강재를 수출한다. 탄소 국경세가 75달러가 될 경우 EU향 영업이익률은 8.3%p 가량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럽의 탄소 국경세가 본격화될 경우 EU향 수출 비중이 20% 이상인 완성차 등 전방산업은 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철강재 등 원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전방 업계가 수출 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원소재 메이커에 환경 규제를 준수하도록 요구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전기로(EAF)

전기로 방식의 최대 단점은 대규모 전력 소모이다. 전력을 친환경으로 조달하지 못한다면 이 역시 완전한 대안일 순 없다. 또한 광석에서 순수한 철 성분을 뽑는 고로 방식 대비 제품 품질 이슈가 있다.

탄소 포집 저장 (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탄소포집저장 기술은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배출되기 전에 포집하여 저장하거나 화학물질이나 연료 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CCS 준비 지수 상위는 미국과 캐나다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E&P사의 원유 회수 증진 공정을 위해 판매되거나 지하 암석층에 저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포집저장 기술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자원화하는 CCU(Carbon Capture Utilization)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즉 CO2를 화학, 생물학적 변환 과정으로 화학제품 원료, 바이오 연료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수소 환원 제철

철강업계가 궁극적으로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환원제인 코크스(석탄)을 대체해야 한다. 이미 천연가스를 환원제로 이용하여 직접환원철(Direct Reduction Iron, DRI)이 제조되고 있다. 이를 전기로에서 응용하여 쇳물을 제조하는 것이다.

 

수소환원제철은 환원 가스로 수소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소를 100% 이용하여 철광석을 환원할 경우 철광석 내 산소는 수소와 반응하여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 된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고로를 이용하는 일관제철과 달리 전력의 외부 의존도가 높아지는 이슈가 있다. 고로는 부생가스를 발생시키며 이는 전력 생산과 후공정에 필요한 열원이 된다. 실제 POSCO도 필요 전력의 70% 수준을 자체 조달하고 있다. 또한 이 대규모 전력 수요가 친환경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이슈가 발생한다.

수소환원제철의 또다른 이슈는 충분하고 친환경적인 수소를 확보하는 문제이다.

Blue와 Green 수소 생산 모두 지역별 경쟁력에서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블루 수소는 풍부하고 저렴한 천연가스 뿐 아니라 고갈된 유정이나 소금동굴 등 포집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관건이며 이는 북미와 유럽에 집중되어 있다.

일본 철강업계의 고민

일본 정부 역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일본 제철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 (COURSE50) 중에 있다.

하지만 일본철강협회는 당초 탄소 중립 목표를 2100년까지로 설정한 바 있었다. 일본은 유럽 대비 고로 설비가 대형화 및 최적화 되어 있어 공정 개선을 통한 탄소 절감 여지가 크지 않다. 또한 수소환원제철을 위한 대규모의 저렴한 수소와 전력 조달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최근 일본제철은 조강생산능력을 20% 감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인구 변화에 따른 내수 감소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지만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여진다.

중국이 변할 수 있을까

전세계 조강샌산량의 53%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탈탄소 정책은 철강산업에 있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중국 정보가 6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이후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말부터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올해 중국의 조강샌상량이 감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중국 역시 고민이 크다. 우선 철스크랩 누적 발생량이 많지 않은 국가로 아직 고로(BOF) 비중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 고로들의 평균 설비 연령은 10~15년 (글로벌 평균 40년)에 불과하여 대규모 전기로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의 대응 현황

POSCO 역시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2030년 온실가스 배출을 20% 감축, 2040년 50%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는 철스크랩 투입 비중확대가 수반될 것이며, 주요 철스크랩 수출국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안정적인 고품질 스크랩 조달이 관건이 될 것이다.

POSCO의 고로 설비 연령은 일본보다 낮으며 60% 이상이 내용적 5,500m^2 이상의 초대형 고로이다. 대부분의 설비는 2040년이 지나야 한계 수명에 달해 본격적인 설비 전환은 그 이후를 위해 논의될 것이다. 기존 고로를 개수하는 경우는 1기당 4~5천억원이 소요되지만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전환할 경우에는 이보다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POSCO는 수소환원제철 구현에 근접한 기술이라 할 수 있는 FINEX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고로 대신 수소와 철광석이 반응하는 유동환원로를 갖추고 있으며 환원제로 수소 25%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고로 기반 하이브리드 제철기술 개발도 진행중에 있다. 이 기술이 성공하는 경우, 기존 고로를 활용하여 CO2 배출을 10%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국내에서 연 3,800만톤 규모의 석탄 기반 철강 제조 방식을 수소환원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연 370만톤의 수소를 필요로 할 전망이다.

Cost Push 불가피

철강업계의 탈탄소 노력은 이미 시작되었고 사회적 압력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 등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이 기술의 상용화는 2030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다. 그 이전에 CCS 기술 적용이 이루어질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철스크랩 활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철스크랩 수급이 문제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철스크랩 수입을 허용하였다. 25년 중국의 철스크랩 자원 확보 목표치는 3억톤이며 지난해 내수 공급은 2.4억톤 수준이었다. 중장기적으로 타이트해질 고품질 철스크랩 시장은 가격 강세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대체제인 철광석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소환원제철의 난제는 청정 에너지를 이용하여 철을 만들되 이를 상업적 규모로 하고 동시에 글로벌 철강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문제이다.

ArcelorMittal은 50년까지 Smart Carbon(CCUS 기술)에 20~34조원, 수소환원제철에 30~40조언이 투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ArcelorMittal은 이와 같은 제철공장 전환이 생산원가를 3~80%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수입재와의 경쟁 이슐르 낳을 것이다. 역내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철강 뿐 아니라 이를 수요하는 제품에 대한 탄소세 등 무역장벽을 불가피하다.

글로벌 철강사들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 압력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철강 공급 감소 가능성

중국 공산부는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올해 중국의 조강샌상량이 감소해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이 16 ~ 18년 상반기까지 보여주었던 가동률 통제가 재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생산능력이 증가하고 있는 이머징 국가의 경우 탈탄소를 위한 연구개발 및 투자 여력이 보다 제한적이며, 미국 시장은 재편이 진행 중에 있다. 초과생산능력과 저가 수입재에 시달려온 유럽 역시 19년부터 시장 통합 움직임이 있어왔다. 탄소 중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 필요성을 고려했을 때 시장 재편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생산량 감축이 반드시 고용과 세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들 지역에서도 감산은 고려해 볼만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결론

인류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 사회를 구동시키는 에너지 자원에서 탈피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온 산업 체계가 혁신적으로 변화할 수 밖에 없다.

이미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규모 축소가 시작되었고 이는 시차를 두고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화학, 철강 산업 등은 생산시스템의 대수술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개발과 신규 투자 및 매몰비용 등 천문학적인 비용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이에 따른 원가 상승은 수요 요인 못지않게 원자재 가격에 구조적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도 수소에너지 투자, 전기차/수소차 충전소 사업 시작으로 정유, 화학, 가스/전력 유틸리티로 구분되던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 판단한다. 항상 위기 속에 기회가 있듯이 국내 전력/가스 유틸리티 기업들은 정부의 에너지전환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유통/생산 사업을 대규모로 확대할 전망이며 탄소에서 수소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국내에서 해외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